프로젝트 소개
우주는 더 이상 상상 속의 영역이 아닙니다. 아르테미스 계획과 루나 게이트웨이 같은 인프라 구축이 현실화되며, 달은 지금 ‘도착 예정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달, 공동의 도시(Lunar Commons City)〉는 달을 생존의 기지가 아닌,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소로 바라보고, 인간 중심의 도시가 아닌 로봇이 철학과 감각을 구현하는 도시를 상상합니다. 이는 정부 중심의 개발을 넘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흐름, 곧 ‘New Space 2.0’ 속에서 탐험을 삶과 도시로 확장하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 L 프로젝트 팀과 IVAAIU City가 협업하여 구축한 달 위의 자율 도시 시뮬레이션입니다. 하이 프론티어, 셰어드 플랫폼, 루나 아이콘, 루나 커먼즈까지 네 개의 구획으로 나뉜 도시에는, 생존부터 협력, 상징, 시민성까지 다양한 가치가 구현됩니다. 각 구역에는 자율주행 로버(VOLT-9, UNIT-02, FLARA, CURA)가 배치되어 도시를 구성하고 운영하며, 단순한 기능을 넘어 도시의 리듬과 감각을 조율하는 능동적 존재로 작동합니다.
‘도시의 최소 단위는 움직임’이라는 전제 아래, 이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도시의 리듬을 설계하는 존재이자, 인간과 함께 도시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함께합니다. 3RO(Rover + Road + Robotics) 시스템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동력입니다. 〈달, 공동의 도시〉는 탐사의 종착점이 아닌 공존의 출발점을 상상하며, 미래의 우주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로,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갈지를 다시 묻습니다.
크리에이터 소개
제로원 알럼나이인 IVAAIU City는 올해 제로원랩으로 참여해 현대자동차 L 프로젝트 팀과 함께 달을 새로운 공동체와 존재 방식을 실험하는 도시로 상상합니다. IVAAIU City는 특유의 도시공학적 방법론과 건축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로버와 모듈형 인프라가 어우러지는 미래 우주 도시의 원형을 설계하며, 생존·협력·상징·시민성의 단계를 따라 기술과 사회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자율 기반 도시 모델을 제안합니다. 전작 〈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을 잇는 이번 프로젝트는 우주 개발을 새로운 공공성과 공동체의 가능성으로 확장하며, 기술과 감각이 얽힌 도시의 리듬을 통해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구체화합니다.
※ Highlights우주에서의 모빌리티, 공존하는 문명의 시작.
달에서는 도시를 이루는 기본 단위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달, 공동의 도시〉는 달에서 도시의 기본 단위를 ‘로버’로 정의하며, 이동 수단이자 건축 모듈로서 도시를 이루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봇, 소재, 수소 에너지 기술은 이 상상 속에서 도시의 리듬을 움직이며, 공존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동력이 됩니다.
Curator's Note
우주는 더 이상 상상력의 영역만이 아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유인 탐사의 시대를 예고하고, 루나 게이트웨이와 같은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달은 이제 ‘도착 예정지’가 되었다. 그러나 달은 단순한 탐사 대상이 아니다. 이는 정부 중심의 우주 개발을 넘어,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되는 ‘New Space 2.0’의 전환점이고, 탐험의 가능성을 삶의 확장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달은 정복이나 선점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가능성을 실험할 최전선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달 위의 도시’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곳은 어떤 철학과 기술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달, 공동의 도시(Lunar Commons City)〉는 달을 생존을 위한 기지(base)가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적 질서의 등대(beacon)로 상상한다. 2024년 ZER01NE 프로젝트에서 공개된 〈달 기지 계획: 인류 도착 100일 전〉을 기반으로, 올해는 현대자동차 L 프로젝트 팀과 협업하여 한층 확장된 시나리오와 정교한 구현을 선보인다. ‘도시의 최소 단위는 움직임’이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본 프로젝트는 하이 프론티어, 셰어드 플랫폼, 루나 아이콘, 루나 커먼스의 네 단계를 통해 자율 도시를 시뮬레이션한다. 각 구획은 생존, 협력, 상징, 시민성의 가치에 따라 설계되며, 로버는 그 실행 주체이자 도시의 철학을 구현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전시장에는 달 도시 로버의 실물 프로토타입과 도시 인프라 구축용 로봇이, 달 표면을 본뜬 모래 바닥 위에 배치된다. 이들이 구현하는 3RO(Rover + Road + Robotics)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장치가 아닌, 도시 구조와 정체성을 유기적으로 전개하는 핵심 주체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IVAAIU City가 설계한 다섯 단계의 ‘루나시티’를 구축하며, 각 단계는 도시가 생성되는 리듬과 조직 방식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도시는 도시 전(前)단계를 거쳐, 생존 중심의 과학 전초기지(2기), 모듈형 인프라 기반의 협력 플랫폼(3기), 도시 정체성을 구현하는 루나 아이콘(4기), 시민성이 중심이 되는 ‘달, 공동의 도시’(5기)로 점진적으로 진화한다.
각 단계는 도시 계획 애니메이션과 스케일 모델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하이 프론티어에서는 자율 항법과 실시간 중계 네트워크를 장착한 ‘VOLT-9’이 기초 생존 인프라를 구축한다. 셰어드 플랫폼의 ‘UNIT-02’는 AI 기반 스웜(swarm) 네트워크를 통해 모듈 간 연결을 설계하고 도시 질서를 유지한다. 루나 아이콘 단계의 ‘FLARA’는 로보틱 퍼포먼스를 통해 도시의 상징을 생성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마지막 루나 커먼스의 ‘CURA’는 예술과 데이터를 매개로 거주자와 도시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비인간적 환경에서의 시민 경험을 재정의한다. 이들은 단순한 기능 유닛이 아니라 도시의 리듬과 철학을 구현하는 ‘움직이는 개념’으로 존재한다.
기존의 우주 개발 서사가 달을 식민화의 대상으로 그려왔다면, 〈달, 공동의 도시〉는 덩케르크식 회귀를 상기시킨다. 거대한 기술적 결단이 아닌, 작은 존재들이 모여 서로의 생존을 도모하는 새로운 공동체의 형태를 제안한다. 이 도시는 탐사의 종착점이 아니라, 공존의 출발점이 된다. 우리는 달 위에서 어떤 존재로, 어떤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아갈 것인가. 본 프로젝트는 달을 다시 쓰는 서사이자, 우리가 우주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묻는 도식이다. 달은 실현된 기술의 총합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 윤리의 시험대가 된다. 그리고 언젠가 인간이 이 도시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그를 맞이할 존재는 완벽히 조율된 시스템이 아니라, 느리지만 끈기 있게 문명의 리듬을 설계해온 로버일 것이다. 그 앞에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문명은 과연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