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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R - 낯선 충돌

평행도시

정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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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소개 〈평행도시〉는 건축과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무는 상상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보통 건축을 ‘머무는 장소’, 자동차는 ‘이동의 수단’으로 나누어 이해하지만, 기아 PV5는 이 둘의 결합을 통해 움직이면서도 머무를 수 있는 새로운 도시 단위를 제안합니다. 본 프로젝트는 기아의 미래사업기획팀과의 협업을 통해, ‘정지’와 ‘이동’ 사이의 틈에서 탄생하는 감각적이고도 구조적인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전시장에는 PV5 차량과 철근 구조물, 그리고 그 안팎을 가로지르는 영상이 설치됩니다. 실제 생산 라인에서 발생한 부품과 산업적 잔여물은 조형물로 재구성되어 도시의 최소 단위처럼 배치되고, 프로젝션과 모듈 구조는 건축과 공장이 만나는 새로운 도시의 감각을 시각적·신체적으로 전달합니다. 여기서 PV5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기능과 거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움직이는 건축물’로 작동하며, 도시라는 개념을 재조립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장시킵니다. 〈평행도시〉는 완결된 형태나 하나의 정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지, 멈춤, 불완전성처럼 기존 시스템이 놓치는 순간들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합니다. PV5는 고정된 집이 아닌, 구독 가능한 모빌리티 건축으로서, 기술과 인간, 생산과 생활이 함께 얽힌 도시 생태계 안에서 유동적으로 존재합니다. 이를 통해 본 프로젝트는 도시를 구성하는 새로운 리듬이자, 변화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형상’의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크리에이터 소개 건축가 정재호는 건축을 ‘머무는 공간’이 아닌, 에너지의 흐름과 시간의 리듬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바라봅니다. 이번 제로원랩에서는 기아의 미래사업기획팀과의 협업을 통해, 기아 PV5와 건축이 만나는 경계를 탐색하며, 공장의 조립 시스템과 생산 시퀀스를 기반으로 건축과 모빌리티의 새로운 언어를 실험합니다. 정재호 크리에이터는 〈평행도시〉를 통해 산업 시스템과 도시 구조, 이동성과 정주성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경험을 전환시키고자 합니다. 기술, 재료, 구조라는 물질적 요소를 매개로 작동하는 이번 실험은, 고정된 형태를 벗어난 ‘움직이는 건축’의 개념을 통해 도시를 구성하는 새로운 감각의 단위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 Highlights 움직이는 공간을 통해 모빌리티 기반의 건축을 상상하다

〈평행도시〉는 기아 PV5를 통해 건축과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며,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건축물’로 제안합니다. 정지와 이동, 생산과 생활이 얽힌 공간 속에서, 우리는 빠르게 달리는 기술보다 함께 숨 쉬는 공간의 가능성을 상상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빌리티 플랫폼은 이러한 상상 속에서, 도시와 모빌리티를 잇는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갑니다. * PV5는 기아 PBV 라인업의 첫 번째 모델로, 다양한 목적에 맞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중형 전기차입니다. 넓은 실내 공간과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며, 승용 및 화물차로 활용 가능한 다목적 차량(PBV)으로 설계되었습니다.

Curator's Note 건축은 우리로 하여금 한 자리에 머물 수 있게 하고, 자동차는 그 자리로부터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정지’와 ‘이동’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지닌 기술 사이에서, 기아 PV5는 움직임 속에서도 머무름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단위로 등장한다. 정재호 크리에이터는 이 지점에서, 건축이 움직일 수 있다는 상상, 차량이 머무름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모빌리티와 플랫폼의 진화 사이에 존재하는 미완의 ‘형상’이자 ‘공간’을 탐구한다. 〈평행도시〉에서 PV5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공간과 기능, 이동성과 거주성을 통합한 일종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도시의 구성 요소가 되어 장소와 관계를 생성하고, 고정된 구조물 위에만 도시가 존재한다는 통념을 확장시킨다. 정재호 크리에이터는 우리가 자본과 에너지의 흐름 속에 있으며, 건축 현장은 겉보기엔 고정된 장소처럼 보일지라도 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움직임’은 중력과 수직·수평 구조의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에너지이며, 도시는 이를 통해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 재구성된다. 본 프로젝트는 기아의 미래사업기획팀과의 협업을 통해 PBV 모델인 PV5를 중심으로 자동차와 건축, 모빌리티와 거주 공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차량이 단순한 목적 지향적 수단(Purpose Built Vehicle)이 아니라 사용자를 성찰하게 하는 정적인 공간이자 정신적 안식처, 즉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전시장에는 ‘움직이는 건축물’로 은유되는 PV5와 철근 구조물로 형성된 골조가 세워지고 그 안팎을 가로지르는 직육면체 스크린에는 PV5 생산 라인의 영상이 투사된다.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시선은 자동차와 건축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생산과 거주, 기능과 조형 사이의 구분을 지운다. 공장과 건축현장이라는 두 개의 축은 도시가 생성되는 과정의 미시적인 움직임—물질의 변이, 에너지의 흐름, 인간과 기계의 리듬—을 시각적·신체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관객은 스크린을 평면적 매체가 아닌, 마치 컨베이어 벨트 안으로 진입하는 감각으로 경험하게 되며, 도시 생성 과정을 하나의 조립 가능한 프로세스로 인식하게 된다. 〈평행도시〉는 영상과 공간, 구조물과 PV5 부품의 배치를 통해 도시라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적·신체적으로 드러내는 조립 가능한 인터페이스로 구성된다. 실제 PV5의 부품, 철근, 산업적 잔여물은 조형물로 재구성되어 전시장 전체를 도시적 유닛으로 전환시키며, PV5는 기능 중심의 탈것이 아닌, 플러그인처럼 교체 가능한 모듈, 수직·수평 확장이 가능한 구조, 도시 인프라와의 동기화를 통해 움직이는 건축물로 형성된다. 이는 ‘공간’이 나에게 오는 방식, 즉 고정된 집이 아닌 구독 가능한 모빌리티 기반 건축을 상상하게 하며, PV5는 기술적·문화적·감각적 매개체로서 도시적 생태계에 존재하게 된다. 〈평행도시〉는 완결된 형태나 단일한 기능을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효율만을 추구하던 생산 시스템이 마주한 정지, 에러, 멈춤, 불완전성과 같은 비기능적 순간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로봇이 A에서 B로 이동하다가 멈춘 찰나의 시간성은, 기능을 이탈한 도시의 단면이자 또 다른 가능성이다. 본 프로젝트는 건축의 고정된 입면이나 기능 중심의 파사드에서 벗어나, 도시가 고정된 구조물 위에만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재조립되고 이동하며 다양한 목적에 따라 변주될 수 있는 모빌리티적 단위로 구성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PV5는 기다리는 건축이자, 움직이는 도시이며, 새로운 삶의 조건과 감각을 제안하는 리듬이 되고, 그 움직임은 기술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계의 이름이자, 끊임없이 생성되는 변화의 에너지로 존재한다.